🇮🇹 살아있는 유산: 리에비토 마드레(Lievito Madre)의 과학
The Soul of Italian Baking: Solid Sourdough Starter
1. 정체성: 프랑스 르방(Levain)과 무엇이 다른가?
이탈리아 베이킹의 심장이라 불리는 '리에비토 마드레(Lievito Madre)'는 직역하면 '어머니 효모'라는 뜻입니다. 전 세계적으로 천연발효종(Sourdough Starter)이 존재하지만, 이탈리아의 방식은 독보적입니다. 가장 큰 차이는 '수분율'과 '형태'에 있습니다.
일반적인 프랑스식 르방이나 미국식 사워도우 스타터가 수분율 100%의 걸쭉한 액체 형태(Liquid Starter)인 반면, 리에비토 마드레는 수분율 50% 이하의 단단한 반죽(Stiff Starter) 상태를 유지합니다. 이 단단한 환경은 아세트산(초산) 박테리아보다 젖산균의 활동을 미세하게 조절하고 효모의 힘을 응축시키는 데 유리합니다. 덕분에 파네토네나 판도로 같이 버터와 설탕이 많이 들어가는 고배합 빵(Rich Dough)을 거대하게 부풀리는 폭발적인 힘을 가질 수 있습니다.
2. 관리의 미학: 바뇨(Bagnetto)와 묶기(Legato) 기술
리에비토 마드레를 관리하는 것은 아기를 돌보는 것과 같습니다. 이탈리아 장인들은 효모의 산도(pH)를 조절하기 위해 독특한 목욕 의식인 '바뇨(Bagnetto)'를 수행합니다.
🛁 바뇨 (Bagnetto: 목욕)
발효종을 갱신(Refresh)하기 전, 얇게 썬 반죽을 설탕물에 15~20분간 담가둡니다. 이 과정은 삼투압 현상을 통해 반죽 속에 과도하게 축적된 산성 물질을 씻어내고, 효모에게 활력을 줍니다. 결과적으로 빵에서 찌르는 듯한 신맛을 제거하고 은은한 우유 향(Milky)과 같은 단맛을 끌어냅니다.
🧵 레가토 (Legato: 묶기)
반죽을 캔버스 천으로 단단히 감싸고 밧줄로 묶어 발효시키는 기술입니다. 효모가 증식하며 팽창할 때 강력한 압력을 받게 되는데, 이 스트레스가 효모를 더 강인하게 만들고 기공을 조밀하고 균일하게 만듭니다. 이탈리아 빵 특유의 쫄깃하면서도 부드러운 식감(Alveograph P/L balance)은 바로 이 압력에서 탄생합니다.
⚠️ 영양학적 가치: 소화의 혁명
리에비토 마드레의 젖산균은 발효 과정에서 밀가루의 글루텐 단백질을 아미노산 단위로 분해합니다. 이는 장내에서 글루텐이 일으키는 염증 반응을 최소화하여, 빵을 먹으면 속이 더부룩한 사람들도 편안하게 즐길 수 있게 합니다.
3. 마스터 레시피: 리에비토 마드레 '제노바식 포카치아'
리에비토 마드레의 강력한 발효력을 이용하여 이스트 없이 만드는 정통 포카치아입니다. 겉은 튀겨지듯 바삭하고 속은 기공이 뻥뻥 뚫려 구름처럼 가볍습니다.
🥣 재료 준비
- 발효종: 활성화된 리에비토 마드레 150g (없다면 고체 사워도우 스타터)
- 반죽: 강력분 500g, 물 350g,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오일 30g, 소금 12g, 꿀 5g
- 에멀전(토핑): 물 50g + 올리브오일 50g + 굵은 소금(Fleur de sel) 섞은 것
👨🍳 베이킹 프로세스
- 믹싱: 물에 꿀과 리에비토 마드레를 넣고 손으로 잘 풀어줍니다. 밀가루를 넣고 섞은 뒤 30분간 둡니다(오토리즈). 그 후 소금과 오일을 넣고 매끈해질 때까지 반죽합니다.
- 1차 발효: 30분 간격으로 폴딩(접기)을 3회 해준 뒤, 상온에서 3~4시간 발효하여 부피가 2배가 되게 합니다.
- 팬닝: 오일을 듬뿍 바른 팬에 반죽을 올리고, 손가락으로 넓게 펴줍니다. (수축하면 잠시 뒀다 다시 폅니다.)
- 딤플링(Dimpling): 다시 2시간 발효 후, 손가락으로 꾹꾹 눌러 구멍을 내고 '에멀전(물+오일)'을 구멍 사이에 가득 붓습니다. 이것이 촉촉함의 비결입니다.
- 굽기: 230°C로 예열된 오븐에서 20~25분간 황금빛이 돌 때까지 굽습니다.
* 팁: 굽자마자 로즈마리를 뿌리면 향이 더 살아납니다. 에멀전 덕분에 빵이 마르지 않고 며칠간 촉촉합니다.
4. 2026 트렌드: '클린 라벨'과 소화기능성 빵
2026년 베이커리 시장에서 리에비토 마드레는 '첨가물 제로(Clean Label)'의 상징으로 부상하고 있습니다. 소비자들은 성분표에서 알 수 없는 화학 첨가물 대신 '밀가루, 물, 소금, 천연발효종' 만이 적힌 빵을 선택합니다.
특히 '소화가 잘 되는 빵(Digestible Bread)'에 대한 니즈가 폭발하면서, 이탈리아 전통 방식의 72시간 저온 발효 빵이 프리미엄 시장을 주도하고 있습니다. 한국과 일본의 베이커리들 또한 이탈리아에서 직접 공수한 100년 된 스타터를 분양받아 배양하거나, 자가 제분한 토종 밀로 리에비토 마드레를 만들어 사용하는 '하이엔드 아티장 베이커리'가 확산되는 추세입니다.
| 구분 | 상업용 이스트 빵 | 리에비토 마드레 빵 |
|---|---|---|
| 산미(pH) | 중성 (pH 5.5~6.0) | 약산성 (pH 4.0~4.5) |
| 보존성 | 짧음 (쉽게 곰팡이 발생) | 김 (천연 방부 효과) |
| 풍미 | 단순하고 깔끔함 | 복합적이고 깊은 향(Aroma) |